혜화동 로터리 건너편의 연극은 처음이다.
여기에 연극장이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 했다. 번화한 반대편보다는 조용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주말이여도 번잡하지 않은 곳이 이쪽 방향이고 보니 번잡스럽지 않은 느낌이 만족스럽다.
한참동안이나 출근을 하면서 지나다녔던 길이지만 ...
여기에 소극장들이 새로 생겨난 듯이 눈에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극장은 지하에 있고 좌석은 좁기는 하지만 그렇게 불편한 편은 아니다.
무대와는 가깝기 때문에 몰입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고 ...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 배우들은 좀 힘이 빠지겠지만 ... 넓게 볼 수 있었어서 좋았다.
혜화동사무소(주민센터)만 찾아가면 바로 있다.
밤이라서 잘 나오지 않았지만 ...
혜화동은 정취가 있다. 하지만, 로터리 건너편의 더 예전의 정취가 가득하다.
주민센터 옆이라고 찾아왔는데 주민센터는 없었고 ...
왠 기왓집이 있어서 보니 주민센터이다.
주차장은 넓지 않고 아예 가지고 오지마라는 이야기를 대신 하고 있지만 ...
개량을 한 모양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한 소리쳤던 사람들이 살았던 곳인 것 같다.
날은 춥고 일행과 따로 왔는데 연극장과 바로 이어지는 극장의 구성 때문에 밖에서만 기다리는 방법말고는 없었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조화이기는 하지만 너무 아쁜 꽃 ...
("머리조심"보다는 멋진 생각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런 소재를 통해서 웃음과 연관시킨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일은 아니다.
노인 문제가 이제는 대표적인 사회문제가 되었는데 ... 연극을 보고 있지만 내내 답답하다.
하지만, 웃음이라는 코드를 통해서 연극은 1시간 40분이라는 그렇게 짧지 않은 러닝타임 내내 배를 잡게 만든다.
부녀회장을 제외하고는 나이가 많이 든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 사실은 꽤나 젊은 사람들이라는 것 ...
구수한 사투리와 나이든 사람의 말투와 행동을 어쩌면 저렇게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을까?
7명의 각자 특색이 있는 연기력은 대단하다.
고령화의 문제를 작가와 연기자들의 특유의 시각으로 잘 해석했다.
생계의 문제
자식에 대한 문제
삶에 대한 고민
오해를 풀어가는 지혜
이런 것들에 대한 모든 생각을 한번에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것에 대한 무작정 동경을 하는 것도 어른신들도 마찬가지다.
폰팅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스마트폰으로 웃음으로 변하고 만다.
검지로 스위치를 옆으로 옮기고 폰을 열어서 셀카를 찍는 할머니 ... 상황이 너무 우습다.
프로그램의 표지에 있는 일러스트를 보면 ...연극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이다.
마지막 편지부분에서는 우리 어르신들의 배려심을 통해서 자식을 주변의 젊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원래의 순수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져야 할 것을 예전에는 그렇게 사용이 되었던 것을 선하게 사용하지 않는 부작용과 요즈음의 세태를 풍자를 한다.
한 성격하는 할머니,
이쁜 척하는 할머니,
동작이 느린 할머니 ...
너무 길지 긴 시간을 짧게 만드는 그들의 연기는 숨쉴틈없이 번잡스럽다기 보다는 호소력이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롱런을 한 공연이다가 보니 연기력에서 여유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