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래는 상상하고 즐기는 자의 것!
'평균 수명 100세' 시대의 새롭고 재밌는 트렌드들을 미리 경험하라!
2009년 일본의 미에 대학교와 나고야 대학교 연구팀은 속이 훤히 비치는 투명한 피부의 물고기를 개발했다. 원래는 해부용 동물을 대신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지만, 만약 이 기술이 발전한다면 속이 비치는 개나 고양이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대중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열광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 특이한 변종동물들이 반려동물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로봇의 개발은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10여 년 전 상상 속에 존재하던 스마트폰이 오늘날 일상용품이 된 것처럼, 앞으로 10년 안에 현대인의 생활 깊숙이 로봇이 자리 잡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가령 ‘로봇 집사’를 두고 집안일을 해결하거나, 정교하고 빠른 손놀림이 필요한 외과수술의 경우 로봇이 수술 집도의를 대신할 수도 있다. 그와 함께,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일자리를 뺏길까봐 전전긍긍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유전자 조작기술이 발달하면서 신기한 하이브리드 종의 반려동물이 인기를 끌지 않을까?” “기억을 소프트웨어에 저장할 수 있다면 치매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년기에 연애하는 인구도 늘어나지 않을까?” “가상현실이 호황을 누리면서 가상범죄도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주 시대가 본격화하면 TV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도 ‘우주 현지 촬영’이 대세가 되지 않을까?”
오늘날 과학의 발전은 이러한 일들이 상상에 머물지 않고 가까운 미래에 ‘실제 상황’이 되리라는 것을 예고한다. 로봇 집사, 변종 반려동물, 우주관광선 외에도 냉동인간, 불로장생약, 모든 것이 원격으로 조종되는 최첨단 집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은 다양한 과학적 단서들을 근거로 하여 더 재미있고 똑똑한 세상을 열어줄 아이디어들을 소개하고,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트렌드를 전망한다.
과학의 발전은 단순히 생활상의 변화만을 예고하지 않는다. 새로운 업종이 등장하거나 오랫동안 호황을 누려온 업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개인의 일자리마저 180도 다른 현실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가령 15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포토저널리즘 분야는 각종 디지털 촬영장비의 대중화와 무료영상, 사진의 질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실시간 뉴스’ 채널의 증가로 크게 위축되리라 예상된다. 반면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산업은 앞으로 더 확장될 것이다. 특히 가상 현실을 바탕으로 한 각종 게임 산업이나 체험 산업 분야는 지금보다 큰 호황이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팜빌’이나 ‘마피아 워즈’ 같은 소셜 네트워크 게임은 이미 천문학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가상 세계에서 가상 현금으로 상품을 구입하는 ‘가상 경제’는 거대한 흑자사업으로 떠오를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가상 경제를 이용해 현실에서 새로운 이윤을 창출하는 사례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에 사는 한 청년은 ‘엔트로피아 유니버스’라는 가상 세계에서 현금 2만 6500달러에 가상의 섬 하나를 구입한 후, 임대수익으로 해마다 1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가상 마켓 리서치’ 역시 인터넷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오리가 될 확률이 높다. 대다수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시장조사원을 직접 대면하기를 꺼려하지만,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큰 부담 없이 응한다. 가상 마켓 리서치에서는 소비자의 정보나 취향 등을 수집하기도 쉽다.
인터넷이 부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한 지는 불과 15년이다. 앞으로도 IT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에 힘입어 인터넷 관련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장밋빛 미래만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 가상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해서 개인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존을 비롯해 인터넷 관련 산업은 몸집을 크게 불려왔지만 그 결과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가상 경제가 활성화하면서 오히려 개인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은 커진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가치관마저 바꾼다. ‘100세 시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우선, 이혼을 하거나 사별한 후 홀로 된 노인들을 중심으로 첫사랑을 찾아나서는 노년 인구가 늘어날 것이다. 늦게나마 자아 찾기를 하고자 ‘커밍아웃’ 대열에 동참하는 노인들이 생길 수도 있다. 이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강력한 의사 표현의 도구가 된다. 노인들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은 지금보다 더 활기를 띨 것이다.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각종 오락시설과 TV프로그램이 변방이 아닌 메인스트림을 차지할 수도 있다.
반려동물 트렌드는 어떻게 바뀔까? 반려동물이 엄연히 가족구성원 중 하나라는 인식이 확장되면서, 반려동물들에게도 사람처럼 여름휴가를 떠나거나 신앙생활을 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을까? 다이애너 왕세자비, 마이클 잭슨 등 사후에도 잊혀지지 않는 유명인사들처럼 온라인 추모문화는 죽은 이를 영원불멸의 존재로 만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잊혀질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거세질 것이다.
유전자 복제기술은 가족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불임부부를 위한 시험관 아기 시술은, 건강한 태아를 가려내는 단계를 거쳐, 더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낳기 위해 두세 명씩 부모의 유전자를 혼합하는 단계까지 이른다. 이 경우 유전학적으로 엄마 둘, 아빠 하나, 혹은 엄마 둘, 아빠가 둘이 될 수도 있다. 생명윤리에 대한 고민은 미래 사회에서 떠안고 살아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이 책이 보여주는 미래가 100% 확실하리란 보장은 없다. 그러나 오늘날의 과학적 발견들은 가까운 미래의 트렌드를 충분히 예감하게 한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진화시켜왔다면, 바로 그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온 것이 인간의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앞으로 이 책에서 상상하는 대로 미래 사회가 실현될지 충분히 지켜볼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