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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독살 미녀 윤정빈

Review/Theater

by steve vai 2014. 1. 1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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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이나 지난 리뷰이다.

좋았던 기억인데 ... 왜 그냥 방치했을까?


극장을 들어설때 규모에 한번 놀라고 연극을 통해서 한번 더 놀랐다. 무엇보다 여러가지 요소가 입체적이다.

극장의 규모 뿐아니라 배우들의 수나 극 전개마다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많은 공이 들어가 있다. 종래의 연극에서 볼 수 있었던 스케일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대작이다.

갈등의 구조 역시도 쉽게 생각하고 있는 편향적인 시각에 대해서 일갈을 하고 있다.

친일파 춘원 이광수의 변명(?)과 창씨개명으로 이름마저 변절한 검사와 다른 시각으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진실과 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할 수 있었고

언론에 대한 실랄한 비판과 지금의 인터넷과도 구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슈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잘 볼 수 있었다.

타인의 삶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를 찧어대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위험할 수도 있는지에 대해서 투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담보로 자신의 이익과 조직과 단체 ... 그리고, 정치적으로 악용이 될 수 있는지 ... 그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살인 사건보다 치정에 얽힌 이야기에 관심이 ...

반인륜적인 사건보다 윤정빈이라는 여자의 미모에 관심이 ...

사건보다는 자신의 이익으로 해석하는 ...

인간의 군상을 보면서 구역질보다는 나 자신이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통해서 뭔가를 깨우치기는 보다는 이 지저분한 수레바퀴 속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더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벗어날 수 없어서 몸부림쳤던 일제 강점기 ... 결국 독립은 하지만 ... 달라진 것 없이 죽어서 말이 없어진 윤정빈의 남편처럼 주인공 역시도 자신의 글이라는 독배를 마시는 상황이 죽음으로도 끝낼 수 없는 죄를 남기게 된다.

주인공의 죽음에 선정적이고도 추악한 기사를 보도 반응했던 사람들도 공범이라는 사슬을 벗어던질 수 있을까?

그냥, 방관하면서 자신은 무관하다고 믿기만 하면 되는 현재의 상황과 100년의 이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의 우리들의 글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는지?

글을 읽고 있는 입장에서 글 쓰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있지 않은지?

물론, 이 모든 것이 자유의지이기는 하지만 ... 그냥 윤리 교과서의 분명한 이야기보다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주인공보다는 일본 검사 역할을 했던 배우와 춘원의 역할을 했던 배우의 연기를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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