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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따뜻한 봄날의 음악 소풍 - "유발이의 소풍 2집"

Review/Music

by steve vai 2012. 5. 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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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이의 소풍"이라는 뮤지션에 대해서 아는지 아내는 뜬금없이 물어왔다. 

... 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본인에게 면박을 받던 와이프가 먼저 아는지 물었다.

"장기하가 홍대가 뭐 어쩌고"하는 이야기는 저 멀리하고 ... 본인의 취향과는 좀 달라서 무시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그래봤자."라는 생각이 강했다.

결혼 직후에 Nirvana MTV Live를 자주 들려줬는데 나중에 머리가 아팠고 많이 참았다고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서로 취향을 강요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아내의 취향을 좀 더 이해하기로 했다.

김창완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방청 행사에 다녀와서 느낌이 좋은 뮤지션을 찾았다며 한동안 음악 이야기의 주를 이루었던 적이 있었다.



제법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남자의 입장에서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음악을 듣고 있어야 하나라는 것이 첫 느낌이였고 익숙해지는데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순수한 무언가를 잊지 않고 봄날의 따뜻함과 소풍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또 한명의 서정적인 음악을 선보여주는 "노영심의 피아노"를 기억하고 추억한다면 멋진 뮤지션을 소개하고자 한다.

  • 01. 봄, 그리고 - ★★★☆☆
  • 디지탈로 대변이 되는 전자건반은 음색은 다양하고 다른 악기의 소리를 내지만 건반으로 표현이 된다.

    비해서 노영심의 방식으로 노래하는 "유발이의 소풍"은 피아노 하나만으로 단순한 음색 하나로 연주와 노래를 해도 이렇게 정갈하고 담백한 음악을 너무도 잘 만들었다. 3:24 정도되는 짧은 곡은 아니지만 정말 짧게 느껴지는 곡이다.

    "따뜻한 봄날의 소풍안에서 ..."라는 가사.

    가사는 많이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 아닌데 피아노 독주와 노래를 따로 들을 수 있다는 독특함이 있다.

     

  • 02. 소풍 - ★★★★★
  • 보사노바풍의 이곡은 기타 연주가 너무 매력적이다.

    그리고, 곡을 가로지르는 오르간 소리로 짐작되는 음원과 유발이의 보컬도 ... 경쾌하다.

    소풍이라는 이미지와 너무 닮아있는 보이스톤과 연주는 절뵤하게 맞아 떨어진다. 이 곡에서 주목할 연주는 베이스와 쉴새없이 뭐라고 이야기하는 기타이다. 보컬의 귀여운 음색도 일관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분명히 "유발이 소풍"만의 스타일이 듬뿍 담겨있는 곡이다. 이 뮤지션의 주제곡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좋은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풍갈꺼얌!!!" 오글오글하다.

    이 곡을 듣는 내내 아내는 아이들과 등나무 도시락에 뭔가를 가득 싸서 어디로 가고 싶단다.

     

  • 03. 시계 - ★★★★★
  • 시간이 뭘해고 흘러간다고 푸념하듯이 시작을 하지만 이내 밝고 맑은 휘파람 소리와 함께 변화무쌍한 곡 전개와 전위적인 행위 예술(?) 작렬한다. (하품도 하고 시니컬한 목소리도 내고 ... 싫은 투정도 ... 울기도 ...)

    스탠다드 재즈 스타일이라서 잘 못할 것 같지만 이 여자보컬은 능청스럽다.

    가사도 듣는 내내 재미있다.이 곡도 3:01로 그렇게 짧은 곡은 아니지만 후딱하고 시간이 지나간다.

     

  • 04. 천천히 다가와 - ★★★★★
  • 솔직히 이소라 1집을 들었을때와 근래와서 장기하와 얼굴들과 윤종신의 "월간 윤종신"을 들었을 때만큼의 감동이 살아난다. 후렴으로 가기 전에는 도움 닫기를 하듯이 평이한 모습을 보이지만 ... 나른한 듯이 "가끔은 모든 일들이 ... 너무 배부른 것 같아..."  노래하지만 ...

    "천천히 다가와, 내게" 계속 귀끝에서 반복이 되는 후렴구가 너무 마음에 박힌다.

    가로등은 켜져있지만 언제 꺼질지 모를정도로 어두운 도로를 혼자만 차로 조용히 운행을 하는 기분이다.

    피곤하고 노곤한 느낌 ... 조용히 밟고 있는 엑셀처럼 밀려나가 듯이  

     

    05. 선물 (김창완아저씨랑) - ★★★☆☆

    이 두사람의 음악적인 유사성이 비슷하다. 그래서, 음악적인 공감과 교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 나오는 코드는 밝은 댄스곡의 초입에 나왔던 것 같다.

    하지만, 웃음기가 없이 정색을 하고 서정적인 곡을 부르지만 어색함은 2초도 안걸려서 가신다.

    김창완의 목소리가 익숙할 새도 없이 갑자기 들어오지만 ... 어눌한 목소리도 이내 익숙하고 편안하다.

     

    늦게 시작한 중년의 아마츄어 뮤지컬 배우와 노래를 잘 부르는 신인 뮤지컬 배우가 연기를 하는 느낌이다.

    어색한 계명을 부를때도 ... 음이 조금 이탈을 해도 ... 선물로 "봄날의 소풍"을 선사받은 느낌이다.

     

  • 06. If You Really Could - ★★★☆☆
  • 팝적인 곡이다. 코러스가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좀 다양하지 못하고 전문적이지 못해서 어색하다.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코러스는 MBC 합창단에게 ... ㅋㅋㅋ)

    천둥치듯이 치는 중저음의 건반이 너무 마음에 든다.

     

  • 07. 전화통화 (skit) - ★★☆☆☆
  • 그냥 우는 것을 Skit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찔질하게 우는 것으로 Skit의 새지평을 여는 것일까?

    이 뮤지션 참 대책이 없다. 한참이나 웃었다. 왜, 한참이나 울어대고 징징거렸는데 ...

    나는 왜 유쾌할까? 모를일이다.

     

  • 08. 엄살 - ★★★★★
  • 엇박자 속의 후렴구는 박혜경을 생각나게 한다.

    그냥 듣고만 있어도 아픈데 즐거워지는 이중적인 얼굴을 가진 곡이다.

    점점 후반부로 갈수록 리듬감이나 느낌이 즐겁기까지 하다.

    아프다고 엄살을 피우고 멀리 여행을 하고픈 곡이다.

     

  • 09. 향기 - ★★★★★
  • 그대 맑은 눈에 머물고 싶어라.

    그대 입술에 머물고 싶어라.

    그대 아픔에 머물고 싶어라.

    그대 마음에 남고 싶어라.

    "그대 향기 속에 향기롭고 싶어라.

    어색하지 않은 어쿠스틱 기타라서 너무 좋다. (최근 초반부에 이주 어색한 뮤지션이 하나 있기는 했다만 ...)

    2012/04/16 - Acoustic Collabo(어쿠스틱 콜라보) - Love Letter 2012 미니앨범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기타연주 ... 이렇게 멋진 아르페지오에 찬사를 보낸다.

     

  • 10. 휴지에 칸이 없네 - ★★★☆☆
  • 걸으면서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어서 차를 세워 두고 조용히 휴식을 취하면서 혼자서 베이스가 읽어주는 대로 가사를 귀로 읽고 있으면 ...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와 비슷한 형식의 곡이다.

    입으로 내는 앤뷸런스 소리인지 싸이렌 소리인지 ... 정말 가사를 누가 썼는지 이 트렉을 누가 기획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대책이 없게 웃겨준다.

     

    11. 바다의 노래 - ★★★★☆

    세상을 살다가 보면 참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혼자가 되기 위해서 바다로 달려가도 늘 혼자는 아니다. 주변에 누가 없더라도 기억 속에서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 같이 없더라도 같이 있어야 하기에 ... 다시 돌아온다.

    다시 돌아와야 하는 마음이 드는 순간 ... 약간만 더 바다가 보이는 곳에 머무르자고 ... 시원한 바람과 동시에 이 노래가 따라 다니면서 들렸으면 한다.

     

  • 12. 전어야 고마워 - ★★★☆☆
  • 차를 타고 가면서 풍금소리에 매료가 되어서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어서 차를 세워 두고 조용히 휴식을 취하면서 혼자서 베이스가 읽어주는 대로 가사를 귀로 읽고 있으면 ...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와 비슷한 형식의 곡이다. (휴지에 칸이 없네와 비슷한 형식의 곡이다.)

    참으로 일관성이 있는 황당한 웃음의 코드를 유지해 준다. ...정말 대책이 없게 웃겨준다.

    (달리 쓸말이 없어서 10번째 트렉과 비슷해서 복사해 놓고 글을 써봣다.)

     

    [결론]

    이소라의 1집은 베스트 음반이나 다름없는 임펙트를 나에게 주었다.

    2011년을 거슬러 2012년 중에 들었던 앨범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벌써, 그런 경험 중에 몇번의 감동은 있었지만 ... 익숙해지기는 대략 5일 정도 출퇴근하는데 친구가 되어준 "유발이의 소풍" 2번째 앨범이 꼭 그런 느낌이다.

    끈금없다는 말은 아직도 유효하지만 그것은 창의성으로 가득한 곡들이 대부분이다.

    1집을 한번 다시 거슬러 올라가 봐야 할 것 같다.

    오랜만에 스마트폰에 두고 잠이 올때 꺼내 볼 수 있는 앨범이다.

    이제는 귀에 익었고 듣고 싶다고 막들을 것이 아니라 비슷한 감정의 상황에서 꺼내서 아껴서 들어야 하지 않을까?

    음악은 아껴서 듣고 감동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20년 만에 만난 음악 친구와 함께 어색한 만남 속에서 내린 결론이다.

    다음에 보고 싶은 그 친구를 만나게 되면 선물해 줘야할 앨범이 되시겠다.

     유발이의 소풍, 2번째 앨범

    봄이 왔다. 나무는 새싹을 틔우고, 벚꽃은 만발하고, 전국의 모든 공원 벤치들이 커플들로 득실대는(솔직히 이 현상은 시즌리스지만 특히 봄에 더. 제길.) 봄이 다시 왔다. 겨울의 싸늘함이 아직 남아있는 봄바람을 타고 유발이가 소풍가자고 놀러왔다. 도시락대신 2집 음반을 들고.

    유발이의 소풍은 유발이가 리더이자 노래도 하고 곡도 만들고 키보드도 친다. 혼자 다해먹고 있다. 재즈스러운 어쿠스틱 음악을 하고 있다. 아니면 어쿠스틱스러운 재즈 음악인가? 아무튼 재즈한 감성과 어쿠스틱한 감성을 잘 섞고 싶어 하는 그런 음악을 하고 있다. 밴드 이름의 컨셉에 맞추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아마도 그런 것 같다.) 1집 2집 모두 4월에 출시되었다.
    홍대 앞을 돌아다니며 나그네마냥 재즈밴드에서 키보드를 치던 유발이는 제대로 된 밴드를 만나 제대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이 재즈밴드 ≪HEUM≫이다. HEUM에서 키보드 세션과 여자를 담당했다. 눈썰미 좋은 EBS에서 HEUM을 주목했고, <헬로루키>로 선정되어 재즈에서 몸담고 계시던 분들의 이목을 끌게 되었다.

    유학 가기 전에(이때 아니면 언제 해 보겠어 마인드로) 노래 잠깐 불러봐야겠다던 유발은 5번만 공연하고 프랑스로 떠나자 계획을 한다. 틈틈이 불어를 배우며 공연을 하다가 마지막 5번째로 한 공연이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였다. 이 마지막 공연에서 대상을 받게 된다. 유발이도 놀랐고 HEUM도 놀랐고 나도 놀랐다. 얼떨결에 이 성공적인 마지막 공연을 시작으로 유발이의 소풍은 결성되었다.
    2010년 4월에 나온 첫 번째 앨범 ≪유발이의 소풍≫은 기대에 비해 작은 나름의 성공을 얻었고 이로써 차기 앨범들에 대해 약간의 희망을 보게 된 유발은 이번에도 프랑스행 티켓을 고이 접어 옷장 속에 넣어둔다. 그렇다고 HEUM은 집어 쳤을까? 아니지. HEUM 1,2집 정규앨범에서도 키보드 세션과 피아노 선생님 그 밖에 여러 음악의 키보드 세션도 맡아하고, 라디오방송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1집에서는 캡틴락(한경록), 이한철, 조준호 님의 목소리가 함께했다면 2집에서는 김창완 아저씨가 함께해주신 한곡을 제외한 모든 곡이 오롯이 유발의 목소리로만 이루어졌다. 뭔가 유발이 자신이 하고 싶던 얘기를 좀 더 제대로 들려주겠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앨범도 이리저리 생활소음에 쩔어 피곤했던 우리들의 달팽이관을 쫄깃쫄깃하게 스트레칭 해주는 테라피 앨범이 될 것이다. 듣기 편하고 편하며 시원하고 맑다.
    유발이도 학교에, 일에, 세상에 묶여있는 우리에게 노래듣는 순간만이라도 봄 소풍 가는 기분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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